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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심리학자의 마음여행
[일상] 새해 첫날 본문
2019년 1월 1일.
새해 첫날이다. 잠을 푹 자고 일어나 떡국을 끓이고.. 이틀째 새침하져 있는 그사람을 불러 함께 떡국을 먹었다. 그것만으로 마음이 풀린 건지- 살며시 옆으로 다가와 '새해 첫날인데 분위기 참 그러네~'라며 한마디 건넨다. 참 서투른 화해 요청에- 역시 서투르게 '그렇구만'하고 응수를 하고 만다. 요즘 몇가지 문제로 부딪히고 마음이 수시로 지옥을 오가지만- 그래도 한참을 화난 어린애처럼 뾰루퉁-온갖 미운짓을 다하는 그를 보고 있자면, 어느 순간엔 마음 한구석에서 안쓰러움이 밀려든다. 그러면서 끝낼 때 끝내더라도 밥은 먹여야지, 그때가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그때까진 잘해줘야지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식탁을 정리하고- 거실에 쿠션커버들을 하나하나 벗겨 세탁기에 넣고, 옷방, 큰방, 의자... 구석구석에 숨은 수건들과 빨레거리들을 찾아내어 세탁기에 넣고 버튼을 눌렀다. 아차! 욕실에 걸려있는-아침에 꺼내어 몇번 사용한-연핑크 수건이 떠올라 달려갔다. 후다닥 걸이에서 낚아채어 세탁기를 일시정지 해놓고선 마저 집어 넣고서야 안도의 한숨.
그리고 집을 둘러보니, 아이고- 여기서 어찌 몇주를 살았나 싶게 엉망이다. 거실에 깔린 털매트를 들고 베란다로 나가- 탁탁 묵은 먼지를 털어내는데... 와아~ 눈이 내리고 있다. 세상 평화로워 보이는 흰눈이- 세상 모든 걸 아름다워 보이게 할만큼 예쁘고 잔잔하게 날리고 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투명한 유리구슬 속에 든- 예쁜 풍경속 흩날리는 눈송이처럼 그렇게 잔잔하게, 예쁘게 눈이 내리고 있다. 꿀꿀한 기분마저도 순간 잊게 해주는 풍경에 잠시 멈추어 창밖을 바라보았다. 휴대폰을 들어 짤막한 동영상도 찍어두었다. 얼른 대충 집 좀 치워두고 요 앞 카페에 앉아 이 풍경 바라봐야지- 그럼 차암-행복할 것 같다 생각하며 다시 움직이기로 했다. 청소기를 든다. 방, 거실, 주방... 아이고.. 좁은 집이 왜이리 치울 게 많은 거지. 이런 저런 물건들을 치워가며 청소기를 돌리고, 밀걸레를 집어 들어 이곳저곳 닦아낸다. 그리고 뭐 더 없나 두리번 거리다 바로 눈에 들어온 베란다- 그사람을 다시 부른다. 세수대야에 물을 좀 떠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웅크리고 앉아서- 틈틈히 창밖 눈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면서 조그만 솔로 쓱싹쓱싹 나름 물청소를 했다. 그리고 버릴 수건을 집어들고 물기를 닦아내었다. 휴- 고생했다 고생했어.
이렇게 새해 첫날을 보낸다. 사실 어제나 오늘이나- 똑같은 내 일상인데. 오늘은 어제의 연장선상일 뿐인데. 새해 첫날이라는 까닭만으로, 뭔가 의미부여를 하게 되고, 또- 새로운 마음을 먹게 되는 것 같아 좋다. 다행스럽다. 요즘의 무기력하고 무감동했던 내 마음이 단지 해가 바뀌고 새로운 해가 되었단 이유로 이렇게 전환이 될 수 있다는 게- 좋고 감사하다. 또, 단지 청소를 하고 빨레를 하고- 주변을 정리했을 뿐인데, 어렵고 고민되는 마음의 일들을 풀어갈 실마리를 찾고, 내 마음도 좀 더 말끔하게 정리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에 부풀어 본다.
'어른으로 산다는 것'을 들고 카페에 나왔다. 그냥 제목에 꽂혀서. 원래 가고 싶던 곳은 신정이라고 일찍 문을 닫는다 하여- 아쉽지만 다른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 전에 봤던 책인데- 지금 보니 또 새롭다. 와닿는 구절을 캡쳐하고- 소용없다 생각하면서도 그냥 보내고 싶어 그사람에게 보낸다. 역시 답은- 기대대로다. 실망감도, 허전함도 그저 흘려보낸다. 그리고 글을 쓴다. 사실 오늘 그리 쓰고 싶진 않았지만- 오늘은 새해 첫날이니까^^ 한 해 하고자 하는 일들 이제 미루지 말자 생각하며- 혹시 몰라 가지고 나온 노트북을 펴들고 글을 쓴다.
남은 시간동안 한 해의 크고작은 목표, 계획들에 대해 잠시 생각해봐야겠다. 모두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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