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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코로나19) 시대, 신뢰의 중요성

마음MAUM 2021. 3. 11. 12:56

지난해 초, 코로나19 소식을 뉴스에서 전해들을 때만 해도 우리 사회가 이렇게 큰 변화를 경험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혹시나 나이드신 부모님이 나로 인해 감염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당시 예정되었던 시험을 연기하며, '한두달 후 즈음이면 나아지겠지'하고 생각했던 것이 1년이 지나버렸다. 그리고 결국 2021년 난생 처음으로 온라인 시험이라는 것을 통해 시험을 치러야 했다.

 

1년이 지났고 백신접종이 시작되었지만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제는 변형 바이러스까지 설쳐대는 판이니, 이 조심스러운 상황이 언제쯤 지나갈지- 알 수가 없다. 이런 신종 바이러스는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 없으며, 사람들은 이로 인한 두려움이나 불안을 느끼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 되며 코로나블루와 같은 정신건강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대한민국이 코로나19에 잘 대응하고 있는 상황임을 전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간혹 특정 단체나 개인이 사회 구성원이나 정부를 신뢰하지 않고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아,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을 몇 차례 경험하기도 했다. 이러한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경험하는 불안을 각자가 잘 통제하고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 간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신뢰'는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특히 사회 구성원이나 정부를 신뢰하는 것은 감염병 상황에 질서있게 대응하도록 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최근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사회신뢰에 대한 연구[1]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일반인들이 느끼는 불안에 사회적 지지, 사회신뢰, 정부신뢰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았다. 더불어 사회적 지지와 불안 간에 사회신뢰가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였다. 그 결과, 주변으로부터 지지를 많이 받는다고 느낄수록 불안을 덜 느끼고 공동체 구성원이 감염병 상황에 더 잘 대처할 거라고 믿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사회적 지원이 정신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며[2, 3] 친밀한 관계에서 경험하는 강한 유대나 서로 신뢰하는 환경이 공동체 구성원에 대한 신뢰를 조성하는 데에 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4, 5]. 특히 사회신뢰가 불안감을 낮추는 데 중요한 변인으로 역할을 한다는 결과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구성원들이 느끼는 불안을 감소시키고 잘 대처하도록 하기 위해 개인의 심리적 차원에 대한 접근 뿐 아니라, 자신이 속한 공동체 및 사회구성원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답답하고 어려운 시기이다. 나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가족, 친구마저 가까이 접촉(Contact)하기 조심스러운 시대, 물리적 거리를 유지할 수 밖에 없는 언택트(Untact) 시대.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서로 간에 마음을 나누는 일은 가능하다. 휴대폰이나 인터넷 연결망을 타고 전해지는 따뜻한 안부, 힘든 상황을 이겨낼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지하는 말들이 더더욱 필요한 때이다. 나는 혼자가 아니며,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오늘도 서로 느낄 수 있도록.

 

 

[1] 양미라, 김해숙. (2020). 팬데믹 상황(COVID-19)에서 사회적 지지가 불안에 미치는 영향: 사회신뢰의 매개효과. 한국융합학회논문지, 11(11), 309-319.

[2] M. Stroebe. & W. Stroebe. (1983). Who suffers more? Sex differences in health risks of the widowed. Psychological Bulletin, 93(2), 279–301.

[3] S. Pressman, S. Cohen, G. Miller, A. Barkin & B. Rabin. (2005). Loneliness, Social network size, and immune response to influenza vaccination in college freshman. Health Psychology, 24(3), 297-306.

[4] T. G. Yoo. (2014). Interpersonal Trust and Confidence in the Governments of Korea, Japan, the USA, and 
Germany: A Comparative Analysis of Their States and Influential Factors. Korean Political Studies, 23(3), 189-218.

[5] J. E. Roh & H. J. Kim. (2015). Trust in adolescents: Specific trust, general trust, public trust. Studies on Korean Youth, 26(2), 177-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