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심리학자의 마음여행

[마음치유] 사별후 심리, 애도의 4단계 본문

마음치유 이야기

[마음치유] 사별후 심리, 애도의 4단계

마음MAUM 2020. 5. 20. 13:43

고교시절 어느 날.. 아침에 교실에 들어서니-반 친구들이 훌쩍이고 있었습니다. 이상한 분위기에 쉽사리 입이 떼어지지 않아 한참 후 짝에게 물어보니, 어제까지만 해도 음악실에 올라가며 함께 장난치고 뛰던 친구가 밤새 세상을 떠났다는 겁니다. '뭐라는 거야' 믿기지 않았습니다. 항상 장난끼 많고 밝은 친구였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분명...' 그 친구는 우리 옆에서 웃고 떠들고 있었는데.

자살, 사고나 질병으로 인한 가까운 이들과의 갑작스런 사별은 언제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예방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고- 오늘은 상실로 인한 주변 사람들의 상실감과 애도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가까운 사람의 자살이나 갑작스런 죽음에 맞닥뜨렸을 때, 우리는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요?

존 보울비는 애도의 4단계를 말하고 있습니다. 첫째, 충격과 부정의 단계입니다. 이때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거나 고통스런 현실을 부정하게 됩니다. 멍~한 상태가 지속되며, 고인이 떠난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얘기하기도 합니다. 극도로 침착하고 냉정해보이기도 하여 주변 사람들은 이를 의아하게 느끼기도 하지요.

둘째, 분노와 그리움의 단계입니다. 고인이나 고인에 대한 사건들을 계속해서 떠올리게 되며 고통스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긴거지?', '왜 나만 두고 떠나버린 걸까?'라는 생각들이 밀려오며 분노를 느끼지만, '내 탓이야'라는 생각과 함께 미안함과 죄책감이 밀려듭니다.

셋째, 혼란과 절망의 단계입니다. 앞의 두 단계를 지나며 우울감, 절망감을 느끼게 됩니다. 사회적으로 위축되어 지내게 되고, '내가 조금만 더 관심을 가졌더라면...'과 같은 생각을 하며 스스로를 자책하는 시간이 지속되며 일상생활에서 기능의 저하가 나타납니다.

넷째, 재조직 단계입니다. 고인이 떠난 후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안정기로 접어듭니다. 마음, 몸, 생각 등이 이전의 상태로 돌아오며 서서히 일상생활을 회복하게 되고, 고인이 떠나간 것에 대해 수용하게 됩니다. 고인과 함께 보냈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건강한 애도단계에 접어들게 됩니다.

재조직의 단계에 왔다고 해도, 고인의 추모일, 생일과 같은 기념일이 되면 이전의 단계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별 상황에서 자신이 이러한 심적 경험을 할 수 있음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주변에 이러한 심리적 과정들을 함께 나누고 지지해줄 수 있는 사람들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주변 사람들의 경우, 고인의 사망에 대한 은폐하거나 왜곡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무엇이든 그렇듯.. 애도의 과정에도 충분한 시간이 필요함을 기억해주세요.

※ 만약 심각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면, 전문가(임상심리전문가, 정신건강임상심리사, 상담심리전문가,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 도움을 요청하시기 바랍니다.